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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프(A Bathing Ape / BAPE) 역사와 아카이브: 퍼렐과 칸예가 반한 도쿄의 유인원

    베이프(A Bathing Ape / BAPE) 역사와 아카이브: 퍼렐과 칸예가 반한 도쿄의 유인원

    4평 남짓한 도쿄 골목길에서 시작된 신화

    1993년 4월, 도쿄 하라주쿠의 한적한 뒷골목(우라하라주쿠)에 작은 옷가게 하나가 문을 열었습니다. 이름은 ‘노웨어(NOWHERE)’. 훗날 언더커버의 수장이 되는 준 다카하시(Jun Takahashi)와 문화복장학원 동기였던 니고(NIGO, 본명 나가오 토모아키)가 함께 차린 약 4평(약 13㎡) 남짓한 아담한 공간이었죠.

    매장 한쪽에서 빈티지 아메리카나 의류와 수입 스니커즈를 판매하던 니고는 곧 자신의 레이블을 구상하게 됩니다. 바로 영화 《혹성탈출(1968)》 마라톤 시청과 ‘미지근한 물에 몸을 담그고 목욕하는 원숭이’라는 일본 속담에서 영감을 얻은 브랜드, ‘어 베이싱 에이프(A Bathing Ape, 이하 BAPE)’의 시작이었습니다.

    니고는 대량생산 대신 일주일에 티셔츠를 50장 남짓 인쇄해 절반은 하라주쿠의 멋진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소량만 판매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돈을 쥐고도 살 수 없는 이 신비주의 전략은 도쿄 스트리트 신의 폭발적인 갈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도쿄 골목길의 유인원이 태평양 건너 미국 힙합 씬 전체를 뒤흔들 것이라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스케이트싱과 맨키: 유인원 헤드와 카모플라주의 탄생

    BAPE의 상징적인 시각 언어를 완성한 인물은 전설적인 그래픽 디자이너 스케이트싱(Sk8thing, 본명 나카무라 신이치로)과 디자이너 맨키(Mankey)였습니다.

    스케이트싱은 1968년작 《혹성탈출》 속 침팬지 얼굴을 담백하면서도 그래픽적인 2도 실크스크린 로고인 ‘유인원 헤드(Ape Head)’로 정제해 냈습니다. 티셔츠 앞면이나 소매에 간결하게 박힌 이 로고는 멀리서 봐도 단번에 BAPE임을 알 수 있는 강력한 식별 기호가 되었죠.

    여기에 1996년 맨키의 손을 거쳐 탄생한 ‘1st 카모(1st CAMO)’와 ‘클라우드 카모’는 군복의 위장 무늬를 완전히 새로운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카모플라주 곡선 사이에 슬며시 유인원 얼굴이 숨어 있는 이 독창적인 패턴은 군용 위장이라는 본래 목적과 정반대로 ‘군중 속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화려한 유니폼’이 되었습니다. 훗날 핑크, 퍼플 등 네온 컬러로 확장된 ‘컬러 카모(Color Camo)’는 2000년대 스트리트웨어를 정의하는 가장 상징적인 패턴으로 자리 잡습니다.

    ▲ 전 세계 스트리트웨어 신을 뒤흔든 A Bathing Ape(BAPE)의 상징적인 스토어 아카이브
    ▲ 전 세계 스트리트웨어 신을 뒤흔든 A Bathing Ape(BAPE)의 상징적인 스토어 아카이브

    보석상 제이콥의 중매: 퍼렐 윌리엄스와 니고의 운명적 만남

    도쿄의 국지적 현상이었던 BAPE가 글로벌 문화의 중심으로 도약한 결정적 계기는 2000년대 초반 이루어진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와의 만남이었습니다. 이 두 사람을 이어준 인물은 뉴욕 힙합 다이아몬드의 전설, ‘제이콥 앤 코(Jacob & Co)’의 보석상 제이콥 아라보(Jacob Arabo)였습니다.

    니고는 당시 뉴욕을 방문할 때마다 제이콥의 공방을 찾아가 퍼렐이 맞춘 화려한 커스텀 주얼리 사진을 보여주며 자신만의 보석을 주문하곤 했습니다. 두 사람의 남다른 미적 감각과 공통점을 알아챈 제이콥 아라보는 퍼렐에게 “너와 똑같은 취향을 가진 대단한 일본 친구가 있다”며 니고를 소개했습니다.

    구분 주요 인물 및 브랜드 역사적 영향 및 결과
    연결고리 제이콥 아라보 (Jacob & Co) 뉴욕 다이아몬드 주얼리를 매개로 퍼렐과 니고를 주선
    파트너십 퍼렐 윌리엄스 & 니고 2003년 ‘빌리어네어 보이즈 클럽(BBC)’ 및 ‘아이스크림’ 공동 설립
    문화적 파급 BAPE의 미국 힙합 씬 정복 배기팬츠 중심이던 힙합 스타일에 화려한 재패니즈 스트리트웨어 이식

    첫 만남부터 아메리칸 빈티지, 장난감 수집, 스니커즈에 대한 깊은 애호로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즉시 형제 같은 우정을 쌓았습니다. 퍼렐은 자신의 뮤직비디오와 공식 석상에서 온몸을 BAPE의 카모 후디와 트러커 캡으로 휘감고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2003년, 두 사람은 의기투합하여 ‘빌리어네어 보이즈 클럽(Billionaire Boys Club)’과 ‘아이스크림(Ice Cream)’을 론칭하며 럭셔리와 스트리트 패션의 경계를 완전히 무너뜨렸습니다.

    ▲ 2006년 무대에서 아이스크림(Ice Cream) 티셔츠와 붉은 모자를 착용한 퍼렐 윌리엄스
    ▲ 2006년 무대에서 아이스크림(Ice Cream) 티셔츠와 붉은 모자를 착용한 퍼렐 윌리엄스

    칸예예 웨스트와 베이프스타(Bapesta): 서브컬처가 힙합의 유니폼이 되다

    퍼렐이 불씨를 지폈다면, 폭발적인 화력을 더한 인물은 칸예 웨스트(Kanye West)였습니다. 당시 데뷔 앨범 《The College Dropout》(2004)으로 힙합 씬의 새로운 천재로 떠오른 칸예는 에어 포스 1을 위트 있게 패러디한 반짝이는 에나멜 스니커즈, ‘베이프스타(Bapesta)’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2007년 1월, 마침내 기념비적인 협업 스니커즈 ‘칸예 웨스트 베이프스타(Kanye West x Bapesta “College Dropout”)’가 출시되었습니다. 갈색과 베이지색 가죽 어퍼 위에 칸예의 상징인 ‘드롭아웃 베어(Dropout Bear)’ 마스코트가 새겨진 이 신발은 칸예가 이후 전개할 독자적 신발 역사의 첫 발자국이자, 오늘날 스니커 아카이브 시장에서 수천 달러를 호가하는 전설적인 마스터피스가 되었습니다.

    릴 웨인(Lil Wayne), 솔자 보이(Soulja Boy), 클립스(Clipse) 등 당대 최고의 래퍼들이 경쟁하듯 머리끝까지 지퍼를 올리는 ‘샤크 후디(Shark Hoodie)’와 형광빛 베이프스타를 착용했습니다. 헐렁한 미식축구 저지와 오버사이즈 청바지가 전부였던 미국 힙합 패션이 도쿄의 화려한 팝아트 그래픽을 자신들의 공식 제복으로 받아들인 순간이었습니다.

    “BAPE는 단순한 의류 레이블이 아니라, 대서양과 태평양을 횡단해 현대 대중음악과 하이패션이 만나는 방식을 완전히 재정의한 시각 혁명이었습니다.”

    ▲ 2007년 베이프스타 협업 스니커즈를 선보이며 BAPE의 세계적 열풍을 가속화한 카니예 웨스트
    ▲ 무대 위에서 마이크를 쥐고 공연을 펼치고 있는 칸예 웨스트

    4평 골목 매장에서 글로벌 패션 하우스로

    2000년대 중반 BAPE가 이뤄낸 미국 정복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패션계의 권력 지형을 바꿨습니다. 당시 도쿄의 아담한 매장에서 옷을 짓던 니고는 현재 LVMH 산하 겐조(Kenzo)의 아티스틱 디렉터로 활약하고 있으며, 힙합 스타였던 퍼렐 윌리엄스는 루이 비통(Louis Vuitton)의 남성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에 올랐습니다.

    제이콥의 보석 가게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두 청년이 오늘날 세계 패션의 정점에 서 있는 셈입니다. 90년대 우라하라주쿠의 작은 옷가게에서 유인원 얼굴을 찍어내던 순수한 창작열은 그렇게 글로벌 패션 산업의 기본 문법이 되었습니다.

    참고 문헌 및 아카이브 출처

    • W. David Marx, 『Ametora: How Japan Saved American Style』 (Basic Books, 2015)
    • JOOPITER TV, 「NIGO, Pharrell, and Jacob: The Interview」 공식 대담 아카이브 (2023)
    • Hypebeast, 「Behind the HYPE: How BAPE CAMO Became an Everlasting Fixture in Streetwear」 (2023)
    • Highsnobiety, 「BAPE: Everything You Ever Wanted to Know」 (2023)
  • 언더커버(Undercover) 파리 컬렉션 명작 아카이브: 준 다카하시와 2002년 SCAB 컬렉션

    언더커버(Undercover) 파리 컬렉션 명작 아카이브: 준 다카하시와 2002년 SCAB 컬렉션

    도쿄 뒷골목의 펑크 키드가 파리로 향하기까지

    1990년대 초반 도쿄 하라주쿠의 좁은 골목, 이른바 ‘우라하라(Ura-Harajuku)’를 기억하시나요? 당시 젊은이들 사이에서 전설로 통하던 셀렉트숍 ‘노웨어(NOWHERE)’가 문을 연 곳입니다. 이 매장의 공동 창업자이자 밴드 ‘도쿄 섹스 피스톨즈’의 보컬로 활동하던 청년이 있었습니다. 섹스 피스톨즈의 조니 로튼을 쏙 빼닮아 ‘조니오(Jonio)’라 불리던 준 다카하시(Jun Takahashi), 바로 브랜드 언더커버(UNDERCOVER)를 세상에 내놓은 주인공입니다.

    언더커버는 펑크 록의 반항 정신과 스트리트웨어를 절묘하게 버무리며 도쿄의 젊은 세대를 열광시켰습니다. 하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언더커버는 도쿄 로컬 서브컬처 팬들이 열광하는 스트리트 브랜드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래픽 티셔츠와 스웨트셔츠가 주를 이루는 길거리 패션이 파리의 엄격한 오트 쿠튀르 무대와 맞닿을 것이라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죠.

    그런 그를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무대로 이끈 인물이 있었습니다. 바로 꼼데가르송(Comme des Garçons)의 설립자 레이 가와쿠보였습니다.

    마치며: 우리가 언더커버를 기억하는 이유

    언더커버의 슬로건은 여전히 “We Make Noise, Not Clothes(우리는 옷이 아닌 소음을 만든다)”입니다. 준 다카하시에게 옷은 단순히 몸을 감싸는 상품이 아니라, 시대에 질문을 던지고 통념을 뒤흔드는 확성기였던 셈입니다.

    하라주쿠 뒷골목의 작은 티셔츠 가게에서 시작해 레이 가와쿠보의 인정을 받고, 마침내 파리 쿠튀르의 높은 벽을 허물었던 언더커버의 여정. 옷 한 벌에 담긴 반항과 정교한 만듦새를 음미해보고 싶은 분들에게 2002년의 ‘SCAB’ 컬렉션은 지금 다시 보아도 가슴 뛰는 울림을 줍니다.

    참고 문헌 및 아카이브 출처

    • W. David Marx, 『Ametora: How Japan Saved American Style』, Basic Books, 2015.
    • System Magazine, “The legendary Jun Takahashi”, Issue No. 11, 2018.
    • Highsnobiety, “How Jun Takahashi Went From Punk Outsider to Nike Collaborator”, Archive Feature, 2019.
    • Undercover 25 Year Retrospective Exhibition Archive (Tokyo Opera City Art Gallery, 2015).
  • 더블탭스(WTAPS) 브랜드 역사와 밀리터리 아카이브: 니시야마 테츠가 정립한 군용복의 미학

    더블탭스(WTAPS) 브랜드 역사와 밀리터리 아카이브: 니시야마 테츠가 정립한 군용복의 미학

    도쿄 우라하라 골목에서 출발한 수많은 스트리트 브랜드 중에서도 유독 묵직한 고집을 지켜온 레이블이 있습니다. 바로 니시야마 테츠(Tetsu Nishiyama, 일명 TET)가 1996년에 설립한 더블탭스(WTAPS)입니다.

    흔히 밀리터리 룩이라고 하면 단순히 군복 무늬를 흉내 내거나 야전상의를 그대로 카피한 옷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더블탭스가 걸어온 길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실제 군용 규격(Mil-Spec)의 구조적 디테일을 철저히 탐구하면서도, 이를 도쿄 거리에서 매일 입을 수 있는 단정한 일상복으로 다듬어냈죠. 오늘은 30년 가까이 마니아들의 깊은 지지를 받아온 더블탭스의 시작과 고유한 철학을 찬찬히 살펴보겠습니다.

    사격술에서 따온 이름, 그리고 ‘미야다이쿠’의 철학

    브랜드명 ‘WTAPS’는 군사 전술 사격에서 유래했습니다. 첫 발을 쏘고 곧바로 같은 표적에 두 번째 탄환을 명중시켜 대상을 확실히 제압하는 기술인 ‘더블 탭(Double Tap)’을 축약한 이름이죠. 1993년 스케이트보드와 펑크 문화의 저항성을 실크스크린 그래픽으로 표현하던 ‘FPAR(40% Against Rights)’을 운영하던 테츠는, 그래픽을 넘어 순수한 의복 자체의 완성도를 겨냥하겠다는 각오로 1996년 더블탭스를 시작했습니다.

    더블탭스의 제품 라벨이나 룩북을 보면 늘 반복해서 등장하는 문장이 있습니다.

    “Placing things where they should be (あるべきものをあるべき場所へ)”
    있어야 할 물건을 본래 있어야 할 자리에 둔다는 뜻입니다.

    니시야마 테츠는 이 철학이 일본의 전통 목조 건축 장인인 ‘미야다이쿠(宮大工)’에서 비롯되었다고 설명합니다. 미야다이쿠는 못을 전혀 쓰지 않고 오직 나무의 결만을 맞추어 사찰을 짓는 장인들입니다. 그들은 곧게 뻗은 완벽한 목재뿐만 아니라 옹이가 박히거나 뒤틀린 나무조차 버리지 않고, 각 나무의 성질에 꼭 맞는 기둥이나 서까래 자리로 배치합니다. 테츠 역시 이처럼 군복의 포켓, 지퍼, 스티치, 원단 하나까지도 제자리에 정확히 놓여 있을 때 비로소 가장 실용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옷이 완성된다고 보았습니다.

    ▲ 더블탭스의 디렉터 니시야마 테츠

    밀스펙(Mil-Spec) 라벨과 대표작 ‘정글 스톡’

     

     

    더블탭스 옷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군용 규격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라벨입니다. 미 육군의 보급 라벨 형식을 차용하여 제품의 일련번호, 소재 혼용률, 제작 연도, 그리고 브랜드의 슬로건이 빼곡하게 인쇄되어 있죠.

    재미있는 점은 사이즈 표기 방식입니다. 일반적인 S, M, L, XL 대신 군 통신에서 사용하는 나토 음성 알파벳(NATO phonetic alphabet)을 따릅니다.

    • SIERRA (S)
    • MIKE (M)
    • LIMA (L)
    • X-RAY (XL)

    이러한 절제된 디테일의 정점을 보여주는 아이템이 바로 M-65 필드 재킷과 정글 스톡(Jungle Stock) 카고 팬츠입니다. 베트남전 당시 정글 퍼티그 팬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정글 스톡은 튼튼한 립스탑(Ripstop) 및 코튼 코듀라 원단을 바탕으로, 수납용 포켓의 각도와 위치를 도쿄 시내를 걷는 사람의 손동작에 맞추어 미세하게 재조정했습니다. 군복 특유의 투박함은 지우고, 박시하면서도 단정한 실루엣을 남긴 것입니다.

    대표 아이템 원형 밀리터리 아카이브 더블탭스 고유의 재해석 포인트
    M-65 Jacket 1965년 미 육군 야전상의 묵직한 고밀도 면 원단, 현대적 칼라 형태와 내부 퀼팅 사양
    Jungle Stock 1960년대 정글 퍼티그 카고 팬츠 주머니 위치 재설계, 립스탑 소재 기반의 단정한 테이퍼드 핏
    BUDS LS Shirt 미군 유틸리티 워크 셔츠 가슴 명찰 패치 변형, 튼튼한 헤비 트윌 원단 적용
    ▲ 더블탭스의 상징적인 밀스펙 라벨
    ▲ 도쿄 하라주쿠 캣 스트리트 일대의 거리 풍경

    반스와 슈프림을 사로잡은 도쿄의 밀리터리 감성

    2000년대 중반에 접어들며 더블탭스는 일본 내수 시장을 넘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 기폭제가 된 사건이 바로 반스(Vans)와의 협업이었습니다. 2006년 출시된 ‘크로스본(Crossbones)’ 협업 스니커즈는 반스의 스케이트 하이(Sk8-Hi)와 슬립온 캔버스 전면에 뼈 교차 자수 문양을 정갈하게 수놓으며 글로벌 스니커즈 신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이후 뉴욕의 대표 스트리트 브랜드 슈프림(Supreme)과의 협업 역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당시만 해도 도쿄의 소형 매장이나 편집숍 ‘블랙플래그(Blackflag)’, 이후의 ‘GIP-STORE’ 등에서만 극소량 판매되던 더블탭스는 점차 뉴욕, 런던, 파리의 패션 애호가들이 도쿄 방문 시 반드시 들러야 하는 성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과한 그래픽 대신 묵직한 만듦새와 시간이 지날수록 멋이 드는 원단 감으로 승부했기 때문입니다.


    ▲ 2006년 출시된 WTAPS x Vans 크로스본 스케이트 하이

    일상복이라는 유니폼으로 완성된 아카이브

    니시야마 테츠는 옷을 화려한 예술 작품으로 포장하기보다는, 매일 아침 고민 없이 꺼내 입는 ‘일상의 유니폼’으로 바라봅니다. 낡을수록 은은하게 바래는 올리브 드랩(Olive Drab)과 네이비 컬러, 세탁기를 수없이 돌려도 틀어지지 않는 견고한 봉제는 브랜드가 지난 세월 동안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왔는지 잘 보여줍니다.

    군복이라는 철저한 기능주의 복식에서 불필요한 장식을 덜어내고 도쿄 거리의 감각을 더한 더블탭스. 유행이 빠르게 지나가는 오늘날에도 ‘있어야 할 자리에 물건을 둔다’는 테츠의 고집은 옷장 속 든든한 존재감으로 여전히 빛나고 있습니다.

    참고 문헌 및 아카이브 출처

    1. W. David Marx, 『Ametora: How Japan Saved American Style』, Basic Books, 2015.
    2. Tetsu Nishiyama, Official Interview with Belief Moscow (“Placing things where they should be”), 2012.
    3. Heddels Archive: “WTAPS: Tapping Into Tetsu Nishiyama’s Subversive Label”, 2019.
    4. Highsnobiety Hardcover: “Brands You Know But Don’t Know Much About: WTAPS”, 2020.
    5. WTAPS Official Catalog & Philosophy Documents (Feature: From TOKYO).
  • 굿이너프(Goodenough)와 후지와라 히로시: 현대 스트리트웨어를 설계한 우라하라의 대부

    굿이너프(Goodenough)와 후지와라 히로시: 현대 스트리트웨어를 설계한 우라하라의 대부

    런던의 펑크와 뉴욕의 힙합을 도쿄로 가져온 청년

    오늘날 우리가 즐겨 입는 스트리트웨어의 규칙, 즉 한정 수량 발매와 밤샘 줄서기, 그리고 예상치 못한 브랜드 간의 협업은 어디서 처음 시작되었을까요? 그 출발점을 거슬러 올라가면 한 인물을 만나게 됩니다. 바로 ‘우라하라의 대부’라 불리는 후지와라 히로시(Hiroshi Fujiwara)입니다.

    미에현 이세시 출신의 후지와라 히로시는 열여덟 살이 되던 해 도쿄로 상경했습니다. 음악과 패션에 푹 빠져 있던 그는 1980년대 초 런던으로 건너가 섹스 피스톨즈의 매니저이자 펑크 록의 산증인 말콤 맥라렌을 만났죠. 당시 맥라렌은 그에게 “지금 런던은 심심하니 뉴욕으로 가보라”고 조언했고, 후지와라는 곧장 뉴욕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막 태동하던 다운타운의 힙합 문화와 턴테이블 스크래칭을 직접 목격합니다. 도쿄로 돌아온 후지와라는 미국의 바이닐 레코드를 한가득 안고 클럽에서 디제잉을 선보였습니다. 다카기 칸과 함께 힙합 그룹 ‘타이니 펑크스(Tiny Panx)’를 결성했고, 서브컬처 잡지 《타카라지마(宝島)》에 ‘라스트 오지(Last Orgy)’라는 칼럼을 연재하며 서구의 최신 음악, 스케이트보드, 패션 소식을 발 빠르게 전했습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 젊은이들은 도쿄의 유행을 알려면 무조건 후지와라 히로시의 칼럼을 읽어야 했습니다.

    ▲ 1990년대 도쿄 스트리트웨어의 설계자, 후지와라 히로시
    ▲ 1990년대 도쿄 스트리트웨어의 설계자, 후지와라 히로시

    1990년, 이름을 숨긴 채 시작한 브랜드 ‘굿이너프’

    1980년대 후반, 서프 및 스케이트 브랜드 ‘스투시(Stüssy)’의 창립자 숀 스투시와 교류하며 글로벌 크루 ‘인터내셔널 스투시 트라이브(IST)’의 일원으로 활동하던 후지와라에게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그래픽 디자이너 SK8THING(스케이트싱)과 대화를 나누던 중, 일본에서도 직접 입고 싶은 그래픽 티셔츠를 만들어보자는 뜻이 모인 것이죠.

    그렇게 1990년, 일본 최초의 본격적인 스트리트웨어 브랜드라 평가받는 굿이너프(GOODENOUGH)가 문을 열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후지와라가 브랜드의 시작을 철저히 비밀로 부쳤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옷의 라벨이나 어디에도 자신의 이름을 적지 않았습니다. 당시 그는 이미 잡지와 클럽 씬에서 엄청난 인플루언서였지만, 자신의 유명세 때문에 옷이 팔리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그는 훗날 인터뷰에서 “내 이름에 기대지 않고, 옷과 디자인 자체만으로 사람들이 진짜 멋있다고 느끼는지 확인하고 싶었다”고 회고했습니다.

    Screenshot
    ▲ 매거진에 실린 타카하시 준(JONIO)과 니고(2GO)의 ‘Last Orgy 2’ 연재 지면

    “다 팔릴 만큼만 만든다” 현대 스트리트웨어 문법의 탄생

    굿이너프의 옷들은 도쿄 하라주쿠의 숨겨진 작은 편집숍들에만 소량 입고되었습니다. 정규 매장이 있던 것도 아니었고, 정해진 발매 날짜를 대대적으로 광고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독창적인 그래픽과 뛰어난 원단 퀄리티 덕분에 입소문은 순식간에 퍼져나갔습니다.

    여기서 현대 패션계를 바꾼 결정적인 시스템이 등장합니다. 바로 ‘소량 생산 드롭(Drop)’입니다. 당시는 거대 의류 기업들이 대량 생산을 통해 백화점 매대를 채우던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후지와라 히로시는 재고가 남아 옷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철저히 ‘남김없이 완판할 수 있는 수량’인 수십 장에서 수백 장 단위로만 제작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수요가 공급을 압도했고, 굿이너프 옷을 사기 위해 매장 앞에 밤을 새워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정가보다 몇 배 높은 가격에 웃돈을 얹어 거래하는 2차 리셀 시장도 이때 싹텄습니다. 이후 후지와라 히로시의 영향을 받아 등장한 준 다카하시의 언더커버(UNDERCOVER), 니고의 베이프(A Bathing Ape) 같은 우라하라 브랜드들 역시 이 문법을 고스란히 계승했습니다. 굿이너프가 현대 스트리트웨어의 운영체제를 코딩한 셈입니다.

    번개 로고와 프라그먼트 디자인, 협업의 시대

    2000년대로 접어들며 스트리트웨어 씬이 상업적으로 거대해지자, 후지와라는 또 한 번 방향을 바꿉니다. 굿이너프의 운영 전면에서 물러나 2003년 디자인 연구소 성격의 프라그먼트 디자인(fragment design)을 설립한 것입니다. 조그마한 번개 두 개가 나란히 그려진 심플한 로고가 바로 이들의 상징입니다.

    프라그먼트 디자인은 자체 공장을 두거나 거대한 시즌 컬렉션을 만들지 않습니다. 대신 기존 브랜드의 아카이브에 후지와라 히로시 특유의 미니멀한 감각을 덧입히는 파트너십 방식을 취합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나이키(Nike)와의 만남입니다. 2002년부터 후지와라 히로시, 나이키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팅커 햇필드, 그리고 CEO 마크 파커가 의기투합한 프로젝트 ‘HTM’은 오늘날 스니커즈 협업 문화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이후 프라그먼트 디자인은 루이 비통, 몽클레르, 태그호이어, 마세라티, 스타벅스에 이르기까지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넘나들며 ‘협업의 미학’을 선보였습니다.

    옷을 만들지 않는 디자이너, 쿨함을 편집하는 큐레이터

    후지와라 히로시는 전통적인 의미의 재단사나 패턴 메이커는 아닙니다. 그 스스로도 복식 디자인을 정식으로 전공하지 않았다고 스스럼없이 말하죠. 하지만 그는 흩어져 있는 문화적 요소들을 탁월하게 조합하고, 무엇이 진짜 ‘쿨한 것’인지 정확히 짚어내는 감각을 지녔습니다. 음악의 샘플링 기법을 패션에 적용한 셈입니다.

    “충분히 좋다(Good Enough)”라는 역설적인 이름으로 시작했던 작은 티셔츠 프로젝트는 30여 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 패션 산업의 기본 공식이 되었습니다. 대량 소비의 시대에 남다른 안목과 희소성의 가치를 증명해 낸 후지와라 히로시. 그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스트리트웨어의 설계자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참고 문헌 및 아카이브 출처

    1. W. David Marx, 『Ametora: How Japan Saved American Style』, Basic Books, 2015. (제8장: 하라주쿠 스트리트웨어의 탄생과 굿이너프 비화)
    2. Hiroshi Fujiwara, 『Hiroshi Fujiwara: Fragment』, Rizzoli New York, 2014.
    3. Hypebeast Archive, “How GOODENOUGH Made Hiroshi Fujiwara the ‘Godfather of Streetwear’”, 2016.
    4. 《宝島(Takarajima)》 매거진 공식 아카이브, 후지와라 히로시 & 다카기 칸 ‘Last Orgy’ 연재본 (1987-1990).
  • 네이버후드(Neighborhood) 브랜드 역사와 모터사이클: 타키자와 신스케와 우라하라의 시작

    네이버후드(Neighborhood) 브랜드 역사와 모터사이클: 타키자와 신스케와 우라하라의 시작

    패션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옷장 속에 묵직한 검은색 재킷이나 거친 질감의 워싱 데님 한 벌쯤 품고 계실 겁니다. 그중에서도 특유의 모터사이클 감성과 짙은 어둠을 풍기는 브랜드, 바로 ‘네이버후드(NEIGHBORHOOD)’인데요. 오늘은 1990년대 도쿄 우라하라주쿠의 전설을 논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타키자와 신스케(Shinsuke Takizawa)와 네이버후드의 깊은 뿌리를 조곤조곤 짚어보려 합니다.

    화려한 런웨이나 상업적인 마케팅 대신,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기계와 반항적인 서브컬처를 옷으로 풀어내 30년 넘게 독보적인 제국을 일군 이야기입니다. 커피 한잔 곁들이며 편안하게 읽어보세요.

    하라주쿠 뒷골목, 여섯 다다미방에서 시작된 반란

    1994년 10월, 도쿄 시부야구 진구마에의 비좁은 뒷골목에 아주 작은 매장 하나가 간판을 올렸습니다. 방 크기로 치면 불과 다다미 6장(약 3평 남짓) 정도밖에 되지 않는 허름하고 낡은 공간이었죠. 바로 타키자와 신스케가 친구들과 함께 문을 연 네이버후드의 첫 매장이었습니다.

    타키자와 신스케는 원래 패션 디자이너로 훈련받은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나가노현 출신인 그는 1980년대 초 런던으로 건너가 현지 펑크 록 신의 날것 그대로의 에너지를 온몸으로 흡수했습니다. 이후 도쿄로 돌아와 DJ와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다가, 일본 스트리트 패션의 대부 후지와라 히로시가 이끌던 전설적인 힙합 인디 레이블 ‘메이저 포스(Major Force)’에서 8년 동안 비주얼 디렉팅과 그래픽 디자인을 도맡아 일했습니다.

     

     

    “당시 우리는 마케팅이나 유행 같은 건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오토바이를 좋아하는 친구 서넛이 모여 우리가 입고 싶은 옷을 만들 작은 아지트가 필요했을 뿐이었죠.”
    — 타키자와 신스케

    낮에는 레코드판을 만지고 밤에는 친구들과 빈티지 바이크를 타던 그는 결국 자신이 진심으로 열광하는 문화를 옷으로 만들어보기로 결심합니다. 그렇게 탄생한 네이버후드 1호점은 단순히 옷을 파는 상점이 아니라, 모터사이클 엔진 오일 냄새를 공유하는 도쿄 언더그라운드 청년들의 비밀스러운 아지트였습니다.

    ▲ 도쿄 하라주쿠 뒷골목의 상점가 거리 풍경
    ▲ 도쿄 하라주쿠 뒷골목의 상점가 거리 풍경

    모터사이클, 런던 펑크, 밀리터리의 절묘한 삼각편대

    네이버후드의 디자인 철학은 아주 명확합니다. 타키자와 본인이 평생 수집하고 탐구해 온 세 가지 아카이브, 즉 ‘빈티지 아메리칸 모터사이클’, ‘영국 런던 펑크’, 그리고 ‘미군 빈티지 밀리터리’가 빈틈없이 맞물려 있습니다.

    타키자와 신스케는 단순한 모터사이클 애호가를 넘어 1940~50년대 할리 데이비슨 너클헤드와 팬헤드를 직접 분해하고 조립하는 베테랑 바이커입니다. 바이크를 탈 때 바람을 막아주는 튼튼한 가죽 재킷, 기름때가 묻어도 멋스러운 워크 셔츠, 넘어졌을 때 몸을 보호해 주는 질긴 데님이 자연스럽게 컬렉션의 중심이 되었죠.

    여기에 그가 1980년대 런던 거리에서 목격한 펑크의 거친 저항 정신과 패치워크,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 전쟁 시기 미군의 고증 깊은 M-65, MA-1 재킷 디테일이 합쳐졌습니다. 이 절묘한 삼각편대 위에서 탄생한 대표작이 바로 네이버후드의 상징인 ‘사베지 데님(Savage Denim)’입니다.

    • 정교한 디스트로이드 가공: 수작업으로 올을 풀고 덧댄 패치워크
    • 리얼한 오일 및 러스팅 워싱: 실제 차고에서 바이크를 수리하며 묻은 듯한 자연스러운 페이딩
    • 체인스티치와 가죽 패치: 타협 없는 내구성과 빈티지 복각 디테일

    단순히 찢어진 청바지가 아니라, 거친 길 위를 수만 킬로미터 달린 라이더의 훈장 같은 질감을 일본 장인들의 손길로 완벽하게 재현해 낸 것입니다.

    ▲ 박물관에 전시된 1970년대 할리데이비슨 XLCR 1000 모터사이클
    ▲ 박물관에 전시된 1970년대 할리데이비슨 XLCR 1000 모터사이클

    짙은 블랙 컬러와 연기를 내뿜는 도자기 향로

    네이버후드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단어는 바로 ‘블랙(Black)’입니다. 수많은 스트리트 브랜드들이 화려한 네온 컬러나 거대한 로고 그래픽에 기댈 때, 타키자와는 언제나 묵직한 검은색을 베이스캠프로 삼았습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검은색은 수많은 색 중에서도 가장 강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색이며, 좋은 소재와 텍스처를 썼을 때 그 깊이가 극대화된다”고 밝히기도 했죠.

    그리고 네이버후드의 미학을 라이프스타일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걸작이 바로 2000년대 후반부터 선보인 ‘인센스 챔버(Incense Chamber, 도자기 향로)’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군 점령기 일본에서 미국 수출용으로 만들던 ‘오큐파이드 재팬(Occupied Japan)’ 도자기 인형에서 영감을 받은 이 세라믹 오브제는 네이버후드의 세계관을 시각과 후각으로 증명합니다. 권총을 쥔 손, 해골, 독수리 모양의 도자기 향로 안에 콘 향을 피우면, 총구와 해골의 입에서 천천히 푸른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옷을 넘어 생활 공간 전체를 자신들의 반항적인 무드로 물들이는 독창적인 아이디어였습니다.

    쇼와 시대의 폭주족 미학에서 글로벌 하이엔드로

    네이버후드가 전설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고립된 브랜드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타키자와는 우라하라주쿠 골목길의 형제들과 단단하게 연대했습니다. NOWHERE를 열었던 니고(A Bathing Ape)와 준 다카하시(Undercover), WTAPS의 니시야마 테츠, 그리고 굿이너프의 후지와라 히로시까지. 이들은 서로의 매장을 오가며 티셔츠를 교환하고, 협업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하나의 거대한 문화적 파도를 만들었습니다.

    과거 쇼와 시대 일본 밤거리를 질주하던 폭주족(보소조쿠)과 불량 청소년들의 반항적인 하위문화 코드는, 타키자와의 손을 거쳐 일본 특유의 장인정신과 결합하며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복식 예술로 승화되었습니다. 영국의 럭셔리 매거진이나 글로벌 바이어들이 하라주쿠의 이 어두운 매장으로 날아와 줄을 서기 시작한 이유도 바로 이 ‘진정성(Authenticity)’에 있었습니다.

    구분 네이버후드(NEIGHBORHOOD) 아카이브 요약
    설립 연도 / 장소 1994년 10월, 일본 도쿄 하라주쿠
    설립자 타키자와 신스케 (Shinsuke Takizawa)
    브랜드 슬로건 Craft with Pride (자부심으로 빚어낸 만듦새)
    핵심 미학 빈티지 모터사이클, 런던 펑크, 미군 빈티지 밀리터리, 블랙 모노크롬
    상징적 아이템 사베지 데님, 레더 라이더스 재킷, 세라믹 인센스 챔버

    브랜드가 문을 연 지 30년이 훌쩍 넘은 지금도 네이버후드의 옷 안쪽 탭에는 여전히 한 문장이 새겨져 있습니다.

    “Craft with Pride (자부심으로 빚어낸 만듦새)”

    유행을 좇기보다는 자신이 사랑하는 기계와 하위문화에 평생의 자부심을 바친 타키자와 신스케. 그의 고집스러운 신념이 있었기에, 네이버후드는 오늘도 전 세계 서브컬처 마니아들의 심장을 요란한 바이크 배기음처럼 울리고 있습니다.

    참고 문헌 및 아카이브 출처

    • W. David Marx, 『Ametora: How Japan Saved American Style』, Basic Books, 2015.
    • Osamu Nagahama, 『The Tokyo Hundreds: Harajuku 1999-2014』 & 『The Tokyo Hundreds 2』, Space Shower Books.
    • Type 7 Magazine, 「NEIGHBORHOOD: Born Out of a Love of Machines」 (Creative Director Shinsuke Takizawa Interview), 2025.
    • Hypebeast Archive, 「Shinsuke Takizawa on 20+ Years of NEIGHBORHOOD and Japanese Streetwear Origins」.